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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괘

重天乾 — 스스로 쉬지 않는 힘

쉼 없이 도는 하늘처럼, 오늘 하루 나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元亨利貞

이 괘가 말하는 것

건(乾)은 여섯 획이 모두 양(陽)인 순수한 괘다. 하늘 위에 다시 하늘을 포갠 모습, 곧 두 개의 하늘이다. 공자는 이 괘의 상(象)을 “하늘의 운행이 굳세다(天行健)“는 한마디로 읽었다. 하늘은 어제 한 바퀴를 돌고 오늘 또 한 바퀴를 돈다.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건괘가 말하는 것은 바로 그 쉬지 않는 힘이다.

이 힘은 네 박자로 돈다. 크게 트이는 시작(元), 뻗어 자라는 성장(亨), 열매로 거두는 결실(利), 씨앗으로 갈무리하는 완성(貞). 봄·여름·가을·겨울이 그러하고, 하나의 일이 일어나 익어가는 과정이 그러하다. 중요한 것은 이 넷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자의 말처럼 정(貞)하고 나면 또 원(元)이다. 겨울의 끝이 곧 봄의 처음이다. 그러므로 건괘는 지나간 일을 되새기는 괘가 아니라, 다음 계절을 여는 괘다. 변화의 한복판에 선 사람에게 이 괘는 묻는다. 지금 나는 어느 박자에 있으며, 다음 박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다만 뻗어나가는 힘만으로는 끝을 보전하지 못한다. 괘사의 무게는 뒤의 두 글자, 이롭고 바름(利貞)에 실려 있다. 크게 형통하더라도 바르게 지키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건괘의 마지막 효는 끝까지 올라간 용은 후회가 있다(亢龍有悔)고 경고한다. 가장 높이 올랐을 때가 가장 위태롭다. 성취의 정점에서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것, 그것이 순양(純陽)의 강함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매듭이다.

건괘가 사람에게 건네는 실천은 단 한 구절로 압축된다.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自強不息). 남이 보든 보지 않든 오늘의 성실을 어제의 성실에 잇는 일이다. 하늘이 쉬지 않아 하늘인 것처럼, 사람도 멈추지 않을 때 비로소 제 몫의 하늘이 된다. 심장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뛰어 몸을 살리듯, 매일 몸을 세우고 마음을 벼리는 그 끊임없음이 곧 자강불식이다. 오늘 하루, 어제 해두었다는 이유로 오늘을 건너뛰지 않는 것 — 건괘는 거기서부터 시작하라 한다.

통찰

건괘는 “더 높이 올라가라”가 아니라 “쉬지 말라”고 말한다. 크게 이루는 것보다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 더 어렵다. 하루의 수련, 한 줄의 공부, 한 번의 호흡을 어제에 잇는 사람만이 자기 안의 하늘을 지킨다. 정점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낮은 자리에서는 씨앗을 품는다. 오늘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이 괘의 전부다.

훈장님의 풀이 — 허곡 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자, '대재건원(大哉乾元)'이란 말을 들어보게. 우주가 처음 생겨나는 그 거대한 울림 같지 않나? (…)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형체만 보지만, 사실 그 형체를 만든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 즉 건원이라네. 이것이 바로 통천(統天)이야.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다스린다는 뜻이지."

원문과 주석 — 괘사·단전·상전

괘사(卦辭)

乾:元,亨,利,貞。 건(乾)은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롭다.

정이천(『이천역전』)

元者,萬物之始;亨者,萬物之長;利者,萬物之遂;貞者,萬物之成。唯乾坤有此四德,在他卦則随事而變焉。 원(元)은 만물의 시초요, 형(亨)은 자라남이요, 리(利)는 성취요, 정(貞)은 완성이다. 오직 건괘와 곤괘만이 이 사덕(四德)을 갖추었고, 다른 괘에서는 일에 따라 변한다.

주자(『주역본의』)

元,大也;亨,通也;利,宜也;貞,正而固也。文王以為乾道大通而至正,故於筮得此卦而六爻皆不變者,言其占當得大通,而必利在正固,然後可以保其終也。 원은 큼이요, 형은 통함이요, 리는 마땅함이요, 정은 바르고 굳건함이다. 문왕은 건의 도가 크게 통하고 지극히 바르다고 여겼으므로, 점쳐 이 괘를 얻고 여섯 효가 모두 변하지 않는 자에게 “그 점이 마땅히 크게 형통하겠으나 이로움은 반드시 바르고 굳건함에 있으니, 그런 뒤에야 끝을 보전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단전(彖傳)

大哉乾元!萬物資始,乃統天。 위대하도다, 건원(乾元)이여! 만물이 이것을 바탕으로 시작하니, 이에 하늘을 거느린다.

雲行雨施,品物流形。 구름이 흐르고 비가 베풀어지니, 온갖 사물이 제 형체를 이룬다.

大明終始,六位時成,時乘六龍以御天。 끝과 시작을 크게 밝혀 여섯 자리가 때에 맞게 이루어지니, 때로 여섯 용을 타고서 하늘을 몬다.

乾道變化,各正性命,保合大和,乃利貞。首出庶物,萬國咸寧。 건도(乾道)가 변하고 화하여 만물이 각기 성명(性命)을 바르게 하고, 크게 화합함을 보전하니 이것이 곧 이롭고 바름이다. 뭇 사물의 으뜸으로 솟아나니, 만국이 다 평안하다.

정이천(『이천역전』)

雲行雨施,是乾之亨處。 구름이 흐르고 비가 베풀어지는 것, 이것이 바로 건의 형통한 자리다.

주자(『주역본의』)

元,大也,始也。乾元,天德之大始。故萬物之生,皆資之以為始也。又為四德之首,而貫乎天德之始終,故曰統天。 원은 큼이요 시작이다. 건원은 천덕(天德)의 큰 시작이다. 그러므로 만물의 태어남이 모두 이것을 바탕으로 시작을 삼는다. 또 사덕의 우두머리가 되어 천덕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므로 “하늘을 거느린다”고 하였다.

元亨利貞无斷處。貞了又元。今日子時前,便是昨日亥時。 원형이정은 끊어지는 곳이 없다. 정(貞)하고 나면 또 원(元)이다. 오늘 자시(子時) 이전이 곧 어제의 해시(亥時)인 것과 같다.

운봉 호씨(『주역전의대전』수록)

文王本從卜筮上説,夫子則從義理上説。 문왕은 본래 점(卜筮)의 자리에서 말했고, 공자는 의리(義理)의 자리에서 말했다.

상전(象傳)

象曰:天行健,君子以自彊不息。 상전에 말하였다. 하늘의 운행이 굳세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

정이천(『이천역전』)

至健固足以見天道也。君子以自彊不息,法天行之健也。 지극히 굳센 것은 진실로 천도를 보기에 족하다. 군자가 스스로 힘써 쉬지 않음은 하늘의 운행이 굳센 것을 본받은 것이다.

주자(『주역본의』)

但言天行,則見其一日一周,而明日又一周。君子法之,不以人欲害其天德之剛,則自強而不息矣。 다만 “하늘의 운행”이라 말하면 하루에 한 바퀴 돌고 다음 날 또 한 바퀴 돎이 드러난다. 군자가 이를 본받아 인욕(人欲)으로 그 천덕의 굳셈을 해치지 않으면 곧 스스로 힘써 쉬지 않게 된다.

광평 유씨(『주역전의대전』수록)

至誠无息,天行健也。未能无息而不息者,君子之自强也。 지극한 정성은 쉬지 않으니 곧 천행건이다. 아직 본래 쉬지 않음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쉬지 않으려 힘쓰는 것이 군자의 자강(自强)이다.

문언전(文言傳)

문언전 — 후속 공개 예정

여섯 효 — 자리마다 다른 말

변화의 지도

도전(綜)重天乾위아래를 뒤집으면
배합(錯)重地坤음양을 모두 바꾸면
호괘(互)重天乾속에 품은 괘

서괘의 이음:重天乾重地坤 →